■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시간의 문
이 경보음 좀 꺼줄래? 머리가 터질 것 같아, 태오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지금 그게 중요해? 데이터 코어가 파괴됐어! 8번 구역 안정장치가 오작동했어, 민지가 화를 내며 말했다.
시간소가 탈출했어, 하진이 제어 콘솔을 보며 말했다. 모니터에 결과가 나왔어.
말도 안 돼, 태오가 벽을 내리쳤다. 그 시간소는 타임라인 이동 능력이 있다고 했잖아.
더 큰 문제가 있어, 민지가 홀로그램을 조작했다. 시간소가 에너지장을 통과하며 시공간 균열을 일으켰어.
타임라인 복구 프로토콜을 실행해볼게, 하진이 떨며 말했다. 하지만 성공 확률은...
침입자야? 태오가 제어실 중앙에 나타난 푸른 소용돌이를 가리켰다.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는 건가? 하얀 로브의 노인이 소용돌이에서 나왔다.
당신은 누구죠? 하진이 무기를 꺼냈다.
시간의 문지기라 하지, 노인이 미소지었다. 너희가 내 시간소를 잃어버렸군.
시간소가 당신 거였어요? 민지가 놀랐다.
모든 시간소는 나의 일부다, 노인이 지팡이를 바닥에 쳤다. 너희가 포획했다고 소유권이 바뀌진 않아.
그럼 직접 찾아가세요! 태오가 화를 냈다.
그리 단순하지 않아, 노인이 말했다. 시간소는 이제 역설 존재가 됐어. 너희 우주선이 그 본질을 변형시켰지.
역설 존재요? 하진이 물었다.
시간소는 모든 타임라인을 하나로 수렴시키고 있어, 노인이 공중에 도형을 그렸다. 이대로면 모든 가능성이 하나의 운명으로 굳어질 거야.
그럼 시간여행이 불가능해지나요? 민지가 물었다.
선택의 자유가 사라진다, 노인이 말했다. 모든 결정은 이미 내려진 것이 되어버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죠? 태오가 묻자 노인이 답했다.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친들 무슨 소용이겠나? 때로는 외양간을 고치며 더 나은 소를 찾는 법을 배우지.
제 추적기가 시간소를 포착했어요! 하진이 팔찌를 보며 외쳤다.
시간소가 단일 지점에 머물러 있어, 민지가 확인했다. 뭔가를 기다리는 것 같아.
시간소는 창조자를 찾고 있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에게 기회를 주는 거지.
이것은 시간의 씨앗이다, 노인이 크리스탈을 꺼냈다. 시간소에 심으면 새로운 타임라인이 생성될 거야.
양자 중첩으로 시간소를 새 궤도로 유도할 수 있겠어요, 하진이 말했다.
누군가는 직접 크리스탈을 가져가야 해요, 민지가 우려했다.
내가 갈게, 태오가 나섰다. 내 실수를 바로잡아야 해.
혼자서는 안 돼, 노인이 태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셋이 함께할 때만 가능해.
우리 의식을 양자얽힘 상태로 만들면 돼요, 하진이 제안했다. 한 명만 가도 세 명의 의식이 함께할 수 있어요.
AI로 뇌파를 동기화할게, 민지가 컴퓨터를 조작했다. 하지만 한 명이 다치면 모두 충격받을 거야.
그럴 가치가 있어, 태오가 결연히 말했다.
균열 속에서는 생각이 현실이 된다, 노인이 말했다. 두려움에 굴복하지 마라.
3, 2, 1... 시작! 민지가 버튼을 눌렀다.
시간소가 보여, 태오가 의식 속에서 말했다. 우리를 기다리는 것 같아.
수천 개의 다른 현실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어, 하진이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건 멀티버스의 위기다, 노인의 목소리가 울렸다.
시간소에게 물어봐라, 노인이 말했다. 소가 왜 도망쳤는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함께 집중하자! 하진이 제안했다.
미래야, 태오가 놀랐다. 인류가 시간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어.
시간소는 그걸 막으려고 도망친 거야, 세 사람이 동시에 깨달았다.
선택해라, 노인이 말했다. 과거를 고칠 것인가, 새 길을 열 것인가?
새로운 길을 만들자, 태오가 결단했다.
태오가 크리스탈을 시간소에 내밀자 둘이 융합되고 무지개 빛 파동이 퍼져나갔다.
너희는 소와 대화하는 법을 배웠구나, 노인이 미소지었다.
타임라인이 다시 형성되고 있어, 하진이 주변을 보았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어.
우리는 시간과 협력하는 법을 배운 거야, 민지가 말했다.
세 사람이 우주선으로 돌아오자,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시간소의 에너지가 우리 배와 통합됐어, 민지가 화면을 확인했다. 우리는 이제 시간을 지키는 사람들이야.
노인은 사라졌지만 메시지를 남겼다.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지혜를 얻는 기회다.
새로운 임무의 시작이군, 하진이 말했다.
이번엔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점검하자, 태오가 제안했다.
세 사람이 웃으며, 우주선은 새로운 시간의 흐름 속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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