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의 지혜, 노자가 예언한 소셜미디어 시대
■상대성의 지혜, 노자가 예언한 소셜미디어 시대
2,500년 전 철학자가 본 인스타그램의 진실
여러분, 인스타그램을 열어보세요. 완벽한 휴가 사진, 완벽한 몸매, 완벽한 라이프스타일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이 '완벽함'을 보면 볼수록 왜 우리는 더 불행해질까요?
2,500년 전, 중국의 한 철학자가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노자. 그리고 그가 남긴 도덕경 2장은 마치 현대 소셜미디어 시대를 예언한 듯합니다.
오늘 우리는 고대 중국 철학이 어떻게 현대인의 고민을 완벽하게 설명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이유악야
천하개지선지위선 사이유불선야
온 세상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여기면, 이로 인해 추함이 생겨난다.
온 세상 사람들이 선함을 선하다고 여기면, 이로 인해 선하지 않음이 생겨난다.
이게 정확히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맥도널드를 생각해보세요. 1955년 창업 당시, 맥도널드는 혁신이었습니다. 빠르고,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 하지만 지금은? 건강식품 붐이 일면서 맥도널드는 갑자기 '나쁜 음식'이 되어버렸죠.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입니다. 2004년에는 혁명적인 소셜 플랫폼이었지만, 지금은 '가짜 뉴스'와 '프라이버시 침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모든 휴대폰이 갑자기 '구식'이 되어버린 것처럼요.
노자가 말하고자 한 핵심은 이겁니다. 절대적인 '좋음'이나 '나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노자는 계속해서 대립 쌍들을 나열합니다.
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교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있음과 없음이 서로 생겨나고, 어려움과 쉬움이 서로 이루어진다.
김과 짧음이 서로 비교되고, 높음과 낮음이 서로 기울어진다.
음성과 소리가 서로 어울리고, 앞과 뒤가 서로 따른다.
이것이 바로 현대 세계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는 열쇠입니다.
넷플릭스의 성공은 비디오 대여점의 '불편함'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버의 혁신은 택시의 '비효율성' 때문에 생겨났죠. 테슬라의 부상은 기존 자동차 산업의 '환경 파괴' 때문에 주목받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적 위기였지만, 동시에 원격근무, 디지털 혁신, 온라인 교육의 기회가 되었죠. 줌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팬데믹 덕분에 급성장했습니다.
성공과 실패, 위기와 기회, 전통과 혁신, 이 모든 것들은 서로를 전제로 해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악한 일을 하지 마라’ 슬로건이 의미 있었던 이유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의 '독점적 행태' 때문이었습니다. 선함은 악함이 있어야만 정의될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상대성의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성공해야 할까요? 노자의 답은 '무위(無爲)'입니다.
시이성인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그러므로 성인은 무위의 일을 하고, 말하지 않는 가르침을 행한다.
'무위'를 '게으름'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른 효율성'을 의미합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보세요. 그는 단기적 수익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20년 넘게 장기적 관점을 유지했습니다. 월스트리트가 아무리 압박해도 고객 만족이라는 자연스러운 원칙을 고수했죠.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조사나 포커스 그룹에 의존하지 않고, 직관과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에 집중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른다는 그의 철학이 바로 무위의 실천이었어요.
스포티파이는 음악 산업을 파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원하는 것,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음악을 듣는 것에 집중했죠.
무위란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최고의 결과를 얻는 지혜입니다.
이 원리를 현대 세계의 공통 현상에 적용해보면,
교육 혁명, 핀란드, 싱가포르, 에스토니아 등 교육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경쟁'보다 '창의성'을, '암기'보다 '사고력'을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위의 교육이죠.
글로벌 리더십,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CEO들은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명확한 비전을 제시합니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인간관계, 인플루언서들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완벽함'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입니다.
기후변화 대응, 가장 효과적인 환경 정책들은 강제가 아닌 인센티브를 통해 자연스러운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들입니다.
노자 2장의 메시지는 오늘날 더욱 중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며, 진정한 성공은 이 상대성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르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보세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전통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 환경보호와 경제성장,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안전
이 모든 갈등들이 '절대적 옳음'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노자는 말합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모든 것은 변화한다고.
코카콜라가 100년 넘게 살아남은 이유는 불변의 맛 때문이 아닙니다. 시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했기 때문이죠. 제로 콜라, 다이어트 콜라, 그리고 최근의 건강 음료까지.
이것이 바로 노자가 말하는 '물처럼 흐르는 지혜'입니다.
2,500년 전의 지혜가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시대에도 여전히 통하는 이유는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확실함을 원하고, 절대적인 성공 공식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노자는 부드럽게 속삭입니다.
그 확실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라. 그리고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받아들여라.
오늘 하루, 여러분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한 번 더 생각해보세요. 혹시 반대편에서 보면 어떨까요?
이것이 바로 노자가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유연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
왜냐하면 결국, 우리는 모두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인간이니까요.